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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Dream

존그리샴 "불법의 제왕" - 떼돈 버는 변호사의 <질나쁨>

by 하이디필~굿 2024.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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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리샴의 <불량 변호사>에서는 절반 깡패 수준인, 사는 곳이 일정치 않은 변호사를 만났었다. 

 
불량 변호사
법정 소설의 대가 존 그리샴의 새롭게 진화한 법정 스릴러 『불량 변호사』. 거리의 변호사 서배스천 러드를 중심으로 다섯 개의 사건을 엮어 조각나고 일그러진 사법 제도의 치졸한 현실을 그대로 폭로하는 작품이다. 법의 사각지대로 내몰린 여러 피고인들과 함께 거침없이 전진하는 거리의 변호사의 행보를 통해 익숙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사회와 법 제도에 대한 사고를 과감히 전복시킨다. 마약 중독에 아동 성추행범으로 몰린 십 대 아이, 교도소 철창 안에서도 맘껏 핸드폰을 사용하며 사업을 운영하던 중 유죄 판결을 받자 판사를 살해한 무법자 링크, 이종 격투기 경기에서 판정패하자 심판을 두들겨 패 살인 혐의로 기소된 격투기 선수 타데오, 마약 밀매범을 잡겠다며 새벽 3시에 기습한 여덞 명의 경찰 특공대를 집에 쳐들어온 범죄자로 오인해 발포하는 바람에 살인미수 혐의로 붙잡힌 더그 렌프로, 그리고 납치당한 딸아이를, 아니 그 시체를 찾아 내부 범죄까지 마다 않는 경찰 부국장 켐프까지 누구나 꺼리는 소송을 전담하는 별난 변호사 서배스천 러드. 모든 사람이 공정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부당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는 도시 한복판에서 사기, 납치, 유괴, 테러, 탈옥, 살인을 일삼는 악당들을 변호하며 사력을 다해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몸을 던진다. 다섯 개의 개별적인 사건은 결국 하나의 대상을 향해 동일한 문제의식을 던지며 씁쓸한 의문을 남긴다. 도덕적 기준이 흐려지고 사법적 경계가 허물어지는 가운데 누가 정말 악당이고 누가 악당이 아닌지 종잡을 수 없는데…….
저자
존 그리샴
출판
문학수첩
출판일
2017.07.10

 

불량 변호사는 틀림없이 (우리가 생각하는) 모범생의 모습과는 완전 딴판인, 딱 봐도 불량한 사람이었지만, 그 안에 있는 약자에 대한 인정과 보살핌, 그리고 사회적 정의감과 의협심, 개인적인 가족사의 쓰라림 등 인간적인 모습으로 인해 만나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의 법조인으로서의 성패여부를 떠나서, 소송에서 얻는 승률(변호사의 점수?)을 떠나서.

 

그런데, 이 불법의 제왕에 나타나는 변호사 카터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마도) 잘 생기고 스마트한, 인정 있는, 능력있는, 젊은 변호사임이 틀림없다.  옛날 애인(레베카)을 못잊으며, 레베카의 부모님에 상처 입으며, 왕창 큰 돈을 벌었을 때 함께 했던 동료들에게 큰 돈으로 보너스를 주는 개인적인 매력도 넘치는 사람이다.

 
불법의 제왕
초특급 베스트셀러 작가 존 그리샵의 『불법의 제왕』. 거액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불법을 자행한 변호사들의 화려하지만 추악한 세계는 물론, 어두운 실체를 고발하는 법정 스릴러 소설이다. 저자는 법정 스릴러의 대가답게 법정을 둘러싼 흥미 넘치는 역동적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펼쳐나가고 있다. 탐욕으로 붕괴되어가는 변호사들의 불법 행위에 도덕적 책임을 물으면서 심판한다. 박봉을 받는 국선변호인 사무소 소속 변호사 클레이가 가진 것이라고는 오래된 혼다 자동차뿐이다. 어느 날 클레이는 동기를 찾을 수 없는 마약 중독자 테킬라 왓슨이 저지른 살인 사건을 맡게 된다. 테킬라 왓슨이 마약 중독 치료제를 복용한 후 부작용으로 살인을 했다는 사실을 숨기는 조건으로 부와 명예를 제안받는데…….
저자
존 그리샴
출판
문학수첩
출판일
2011.04.21

 

그런데, 그가 얻었던 <로또>보다 더 컸던 일확천금의 기회(들)에서, 한 건 크게 건져서 편하게 살아보겠다는 목표지향적 행동은 마치, 크게 한 건 하겠다고 불법을 감행하는 은행강도(?) 내지 대형 사기꾼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의도가 아닌가!

 

책을 읽어 보면 참 재미있다.  변호사와 법조계의, 그리고 엄청 돈이 많은 기업들의 막후 뒷모습들을 들여다 보며, 갑자기 돈벼락을 맞은 자의 거품같은, 바람이 가득찬 소비와 환락의 행태들이 영화 한 편을 보듯 흥미롭기도 하다.

 

그러나, 그 안에 들어있는 나쁜 의도의 불법 행위를 작가는 신랄하게 꼬집어 주고 싶은 것 같다.  엄청난 규모의 한 건들로 인하여 개인으로서 이루기 힘든 큰 부자가 되기도 하고, 그러다 몰락한 모습의 주변 변호사들까지 여럿을 보여 주면서,  소설의 스토리는 몇 가지 소송과 보상 건에 거친 카터 변호사(31-32세)의 갑작스런 성공과 궁극적인 추락으로 이어진다.

 

설상가상으로 경제적 패망인 파산과 함께, 누군지 모를 혐오인(?)으로부터 심한 린치를 당해 신체적으로도 엉망이 되어버린 카터 변호사, 그러나 작가는 그에게 관용을 베풀어 준다.

 

(작가 선생님의 관용으로) 카터는 폭행으로 입었던 부상에서 회복되고 있으며, 큰 건에 성공했을 때 거금의 보너스를 받고 제 갈길로 갔었던 이전 동료들의 은혜를 잊지 않은 보살핌과 보답, 그리고 다시 얻게 된 돌싱 레베카와 함께 하는 (비록 망했지만, 어찌 보면 아직도 해피할 수밖에 없는) 삶까지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는다. 

 

소설로 보면 좀 서운하다 싶은 결말이지만, 작가 존 그리샴의 너그러움에 감탄하면서, 불법의 제왕이었지만 다시 법조인으로서 사회에 정의롭게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이제는 딴 길로 가지 말고 제대로 살아보는 카터의 건전한 가장으로서의 모습을 기대하게 된다.  (지나친 기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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