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그리샴의 <불량 변호사>에서는 절반 깡패 수준인, 사는 곳이 일정치 않은 변호사를 만났었다.
- 저자
- 존 그리샴
- 출판
- 문학수첩
- 출판일
- 2017.07.10
불량 변호사는 틀림없이 (우리가 생각하는) 모범생의 모습과는 완전 딴판인, 딱 봐도 불량한 사람이었지만, 그 안에 있는 약자에 대한 인정과 보살핌, 그리고 사회적 정의감과 의협심, 개인적인 가족사의 쓰라림 등 인간적인 모습으로 인해 만나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의 법조인으로서의 성패여부를 떠나서, 소송에서 얻는 승률(변호사의 점수?)을 떠나서.
그런데, 이 불법의 제왕에 나타나는 변호사 카터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마도) 잘 생기고 스마트한, 인정 있는, 능력있는, 젊은 변호사임이 틀림없다. 옛날 애인(레베카)을 못잊으며, 레베카의 부모님에 상처 입으며, 왕창 큰 돈을 벌었을 때 함께 했던 동료들에게 큰 돈으로 보너스를 주는 개인적인 매력도 넘치는 사람이다.
- 저자
- 존 그리샴
- 출판
- 문학수첩
- 출판일
- 2011.04.21
그런데, 그가 얻었던 <로또>보다 더 컸던 일확천금의 기회(들)에서, 한 건 크게 건져서 편하게 살아보겠다는 목표지향적 행동은 마치, 크게 한 건 하겠다고 불법을 감행하는 은행강도(?) 내지 대형 사기꾼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의도가 아닌가!
책을 읽어 보면 참 재미있다. 변호사와 법조계의, 그리고 엄청 돈이 많은 기업들의 막후 뒷모습들을 들여다 보며, 갑자기 돈벼락을 맞은 자의 거품같은, 바람이 가득찬 소비와 환락의 행태들이 영화 한 편을 보듯 흥미롭기도 하다.
그러나, 그 안에 들어있는 나쁜 의도의 불법 행위를 작가는 신랄하게 꼬집어 주고 싶은 것 같다. 엄청난 규모의 한 건들로 인하여 개인으로서 이루기 힘든 큰 부자가 되기도 하고, 그러다 몰락한 모습의 주변 변호사들까지 여럿을 보여 주면서, 소설의 스토리는 몇 가지 소송과 보상 건에 거친 카터 변호사(31-32세)의 갑작스런 성공과 궁극적인 추락으로 이어진다.
설상가상으로 경제적 패망인 파산과 함께, 누군지 모를 혐오인(?)으로부터 심한 린치를 당해 신체적으로도 엉망이 되어버린 카터 변호사, 그러나 작가는 그에게 관용을 베풀어 준다.
(작가 선생님의 관용으로) 카터는 폭행으로 입었던 부상에서 회복되고 있으며, 큰 건에 성공했을 때 거금의 보너스를 받고 제 갈길로 갔었던 이전 동료들의 은혜를 잊지 않은 보살핌과 보답, 그리고 다시 얻게 된 돌싱 레베카와 함께 하는 (비록 망했지만, 어찌 보면 아직도 해피할 수밖에 없는) 삶까지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는다.
소설로 보면 좀 서운하다 싶은 결말이지만, 작가 존 그리샴의 너그러움에 감탄하면서, 불법의 제왕이었지만 다시 법조인으로서 사회에 정의롭게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이제는 딴 길로 가지 말고 제대로 살아보는 카터의 건전한 가장으로서의 모습을 기대하게 된다. (지나친 기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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