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앙투아네트, 뭔가 프랑스 혁명과 관련된, 그 시절 군주의 아내(왕비)로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그 정도는 익히 알고 있는 이름이며, 민중의 현실과 동떨어져 사치스럽고 향락적인 생활을 했었다는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었던 인물. 딱 그 만큼만 알고 있었던 것 같다.
- 저자
- 슈테판 츠바이크
- 출판
- 이화북스
- 출판일
- 2023.10.23
오스트리아 출신의 역사학자이며 작가인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리 앙투아네트>를 읽어보기 전까지는 그 이상을 알지 못했음을 부끄럽게 고백한다. 프로이트와 친분이 깊었고, 역사적인 인물들의 평전을 저술했고, 역사적인 사실도 소설이나 영화처럼 묘사하는 츠바이크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유대인으로서 히틀러의 나찌 권력을 피해 망명 중에 아내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그분의 죽음도 알게 되었고.
이 책은 목차에서 보는 것과 같이, 오스트리아의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의 막내딸인 마리 앙투아네트가 정략 결혼으로 어린 나이(16세)에 프랑스로 시집오게 되는 장면에서부터 앙투아네트의 죽음, 그 이후까지를 역사적 사실에 오롯이 근거해서 츠바이크가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의 원저에서 부제가 <마리 앙투아네트, 어느 평범한 여인의 초상>이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츠바이크는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자료와 기록을 면밀히 알아본 결과, 그녀의 평범함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평범한 여인이었지만, 시대와 상황과 그녀가 처한 지위가 그녀를 평범할 수 없도록 만들었고, 종국에 비극적인 결말로서 사랑하는 아이들을 세상에 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한 사람의 어머니로 볼 수도 있겠다.
책은 정말 재밌게 잘 쓰신 글이라는 걸, 문학을 모르는 나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마치 역사의 현장 속으로 독자를 이끌어 들이는 츠바이크의 구체적인 표현에 정신을 잃고 몰입하다 보니, 프랑스 혁명(1789라는 숫자만으로 기억하고 있었던)에 대한 윤곽이 어느 정도 머리 속에서 정리가 된다. 츠바이크의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대로 영화로 각색하면 쉽게 시나리오가 될 정도로 시각적으로 잘 정리가 되어 있다. 어린 시절,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가 츠바이크의 이 책을 기초로 해서 제작되었다고 한다. 소녀들의 감성을 뒤흔들었던 만화였었지... (하지만, 츠바이크의 글은 그 이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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