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중앙도서관은 참 좋은 곳이다. 나는 자주 도서관에 간다. 좋은 놀이터라고 생각한다.
키가 훌쩍 넘는 책꽂이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고, 책곰팡이 냄새가 나는 그런 자료실이 아니라, 내 키보다 크지 않은 깔끔한 책장들이 널찍널찍하게 있는 열람실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코로나 19 감염우려 때문에 3년 여 닫아 걸었던 식당을 다시 오픈한다는 소식은 반가왔다.
학생 시절에 공립(구립) 도서관에 공부한답시고 갔지만, 새벽부터 입장하려고 줄서서 겨우 들어가면 바로 배가 고팠었다. 도서관 구내에서 먹는 우동 한그릇은 왜 그렇게 맛있었던지! (가격도 외부에서 매식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했었다.)
혼자서 밥먹기를 싫어하는 하이디지만, 용기를 내어 식당을 찾아보았다.
입구에 계산대가 있고, 간식거리와 음료수라 가지런히 놓여있다.
내부에는 테이블이 놓여있고, 어르신들이 써빙을 하는 체재인 것 같았다. 앞치마를 두른 어르신들이 식사를 도와주시니 좀 송구스럽기는 하지만, 모두 젊은 기분으로 일하고 계신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
아이스크림도 냉장고에 있어서, 창가 자리에 앉아서 책을 보며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것도 얼마나 호사스러운지!
여기는 외부 음식이나 도시락을 지참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써 있어서 편하게 무엇이든 먹을 수 있어 좋다.
재미있는 책 한 권 들고, 아이스크림과 간식을 먹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모처럼 식사를 여기서 해결하려고 곤드레밥을 주문했다. 5천원 - 도서관이라 엄청 싸구나!
곤드레밥이 나왔다. 헉!
배식구 안쪽에서 말해 주신다. 간장 넣어가요! 양념간장을 조금 밥에 얹어왔다. 단무지 몇쪽과 김치 작은 접시, 그리고 건더기 없는 다시국과 나물이 들어있는 밥이 전부였다. (단무지와 김치는 나중에 좀 더 받아왔다.)
이런 밥상을 마주해본 것이 언제였던가? ...
나야 어쩌다가 먹는 도서관밥이니, 괜찮다 치더라도, 공부하는 사람들, 한창 성장하는 어린 사람들에게 이런 밥상을 준다 생각하니 마음이 왠지 부끄럽다.
그리 식사량이 많지 않은 나도, 집에서 가져온 쿠키를 얼른 하나 꺼내 먹고서야 조금 위안이 됐다.
5천원으로 하는 식사, 돈의 가치가 없는 요즘, 안 오르는 물건이나 식재료가 없는 줄은 알지만, 좀 더 영양을 챙겨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언젠가 블로그에서 대구 어느 도서관의 식당밥을 소개한 걸 봤는데, 구미가 도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아이들도 도서관에서 저렇게 먹겠지 생각하면 뿌듯해 질 식단이었다. (거기도 5천원 내외였던 걸로 기억)
제안컨대, 곤드레밥에 계란 후라이라도 하나 올려주시던지, 국물에 부산어묵이라도 몇 점 담가주시면 어떨는지?
배불리 영양지게 먹고 우리 아이들 공부할 수 있게 말입니다. (희망사항)
나오다 보니 혈압계가 있었다.
혈압은 재지 않았다. 나는 평소에 혈압 잘 오르지 않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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