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조르주 심농
- 출판
- 열린책들
- 출판일
- 2011.05.20
도서관에서 프랑스 문학 서가를 둘러보다 발견한, 시리즈인 것으로 보이는 작은 책.
손에 집어 들고, 손바닥을 얹으면 책을 전부 가릴 수도 있을 만큼 작은 책이다.
서가의 한편에 <열린책들>이라는 출판사에서 발행한 같은 크기의 책들이 열댓권은 되게 꽂혀 있었다.
조르주 심농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지만, 우리 가족이 한 때는 셜록 홈즈에 심취해서 그 시리즈를 구입해서 몇번씩이고 읽었던 적이 있었기에, 그다지 읽기 힘들어보이지도 않고 한 번 구경이라도 해보자 했는데.
책 장정의 뒤편에 적힌 '추천의 글'을 보고는 집어들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아프리카 우림에서 비 때문에 꼼짝 못하게 되었다면, 심농을 읽는 것보다 더 좋은 대처법은 없다. 그와 함께라면 난 비가 얼마나 오래 오든 상관 안 할 것이다. - 헤밍웨이
심농을 읽지 않았더라면 <이방인>을 이렇게 쓰지 않았을 거다 - 알베르 카뮈
헤밍웨이나 알베르 카뮈가 이렇게 평가한 그의 소설을 아직 안 읽어봤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지면서,
따분한 일상의 답답함을 프랑스 문학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는 (프랑스 문학은 잘 모르지만, 프랑스 영화는 분위기로 본다는 말을 들었고, 잘은 몰라도 생떽쥐페리와 베르나르베르베르를 좋아하는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추리소설로 리프레쉬하고도 싶어서, 집으로 가져왔다.
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 매그레 형사는 살인사건에 접하게 된다. 처참하게 한쪽 얼굴이 없어지도록 총상을 입고도, 숨이 끊어질 만한 시간 이전에 칼로 가슴을 찔려서 죽은 모습을 발견한 몸집이 큰 형사 "매그레"가 시골의 마을과 파리를 오가며 사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데, 자료들을 조합했을 때 생기는 모순들로 인해 미궁으로 빠질 것 같았던 사건의 전모가 여러 사람들의 증언과 매그레 형사의 집요한 추리에 의해 밝혀지고 확인된다.
최근에 읽었던 형사소설 잭 리처 시리즈가 생각났다. 거기에서도 몸집이 거대한 (이 소설은 미국 소설이니만큼, 잭의 몸집을 스타벅스의 벤티 사이즈에 비유했다.) 잭 리처가 사건들을 그 만의 묘한 방식으로 해결해 나갔다. 물론, 형사의 체격만이 공통점은 아니었겠지만.
- 저자
- 리 차일드
- 출판
- 오픈하우스
- 출판일
- 2012.08.31
조르주 심농(1903~1989)이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첫 시리즈인 '매그레 형사'의 이야기는 그가 20대 시절 (1931) 발표하기 시작했는데, 나이어린 작가의 글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노련하게 인생의 보이지 않는 뒷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셜록 홈즈나 잭 리처보다 인간미 넘치는 주인공은 이 소설 <갈레 씨, 홀로 죽다>에서 자신이 해결한 사건의 전모를 주변 인물들을 배려해서 밝히지 않고, 당국에는 미제의 사건으로 보고하는 여유를 보여준다. [물론, 이 경우 체포해서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할 범인은 없었다.]
매그레 형사의 다른 사건들도 몇 편 더 읽어보게 될 것 같다. 조르주 심농이 코난도일의 셜록홈즈나 모리스 르블랑의 괴도루팡, 또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들만큼의 명성과 지위를 얻지 못한 건 이해하기 힘들다. 물론 세상 일이 다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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