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김호연
- 출판
- 나무옆의자
- 출판일
- 2022.08.10
김호연 작가님의 <불편한 편의점 2>; 요즘 (아니, 내가 최근에 알게 된 것뿐, 얼마 전부터) 인터넷상에서 베스트셀러 도서 중 한 권이라서 관심을 가지고 도서관에 예약을 해서 대출에 겨우 성공했고, 대출해 간 다음날, 다른 분이 또 예약을 했으니 연장불가라고 연락이 왔다. 역시 인기 있는 읽을거리가 맞기는 맞나 보다.
이 책은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전작과 2년여 시간 차를 두고 발행된 것 같은데,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한 편의점 주변의 인물들의 에피소드들로 엮어진다. 말도 많고 오지랖 넓고, 따라서 탈도 많을 법한 야간 알바 홍금보(황근배)와 편의점의 오너, 사장, 점장, 알바, 그리고 손님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술술 읽힌다. 요즘 책들은 가독성이 좋아야 한다는 말이 쉽게 내게도 마음에 다가온다. 난독성의 글들을 파고들 여유도 없고 의지도 없는, 괜히 바쁘고 이유 없이 짜증이 많은 요즘 독자들이 아닌가!
저마다의 아픔과 상처와, 세상 일 제대로 안 풀려서 잔뜩 짊어지고 있는 실패와 좌절의 스토리들이, 어찌 보면 좀 밥맛없는 툭툭 던지는 홍금보의 말과 충고들과 맞물려, 개인이 가지고 있었던 상처는 치유하고 꿈은 키워주는 방향으로 톱니처럼 돌아가는 미담의 컬렉션이다.
이렇게 오래전부터 소망했었으나 도무지 내 것으로 돌아오지 않던 것들을 새록새록 얻어가는 편의점이 있다면, 나도 단골이 되고 싶다. 어쩌면 까칠한 성격을 가진 나는 그 근배 아저씨가 자꾸 말 걸어오는 것을 추근대는 것으로 치부하고 어쩌다 한 번 방문했다가 다시는 그곳을 지나가지 않을 듯도 하다. 그래서 꿈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겠다.
근배라는 사람이 연극에 몸담고, 이전 불편한 편의점에서 주인공이었던 노숙인 출신 <독고>를 연기하기 위해 이 편의점에 알바로 들어왔고, 또 여기저기 소설의 도처에서 독고의 향기가 느껴진다. 그는 어떤 연고로 노숙인이 된 것이며, 편의점에서 어떻게 그 상황을 극복하고 많은 이들에게 꿈을 주는 사람이 된 것인지, 거꾸로 <불편한 편의점 1>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멀리 있지 않은 우리 동네 이웃들의 이야기를, 모두 답이 없어 보일 만치 어려운 개인의 삶들 가운데 이렇게 쉽게 접근해서 긍정을 감염처럼 퍼뜨려가는 김호연 작가님의 붓끝에 찬사를 드린다.
'Books&Drea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국의 법고전 산책 (1) | 2023.04.15 |
---|---|
[독서후기]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마제스틱 호텔의 지하> (0) | 2023.03.28 |
[독서후기]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장편소설) (2) | 2023.03.11 |
조르주심농의 <갈레씨, 홀로 죽다> : 프랑스 작가의 추리소설 (0) | 2023.02.24 |
마르크 샤갈: <창세기, 샤갈이 그림으로 말하다 / 배철현 저> (1) | 2023.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