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조르주 심농
- 출판
- 열린책들
- 출판일
- 2017.08.20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반장님 시리즈는 셜록 홈즈 이후 오랜만에 내 마음을 사로잡는 고전적 추리물이라서,
도서관에 갈 때마다 손이 가는 책들이다.
프랑스 추리물이라서 번역본이 나오지 않으면 읽을 수없는데, 우리말로 번역된 것이 100여권이 넘는다는 매그레 시리즈 중 겨우 일부인 것 같아서 아쉽다. 조만간 도서관에 있는 매그레는 다 읽을 것 같다.
이번에 읽은 매그레와 벤치의 사나이도 매그레의 휴머니스트적 기질을 잘 보여주고 있다.
좀 수상하게 보이는, 우범 그룹(?)에 속할 것 같은 인물들을 뒤지다가 수사가 끝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엉뚱한 데서 사건의 실마리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매그레 형사의 매력...
특이하게 느낌이 온 것은 바로 살인의 대상이 된 신사가 신고 있었던 누런 구두... 심농은 이것을 거위똥색 구두라 했다.
불과 70년 전만 해도, 갈색 구두를 신는 것이 무슨 자유나 반항이나 일탈의 상징이었던 가보다. 남편의 직업과 여건을 자매들의 남편과 비교해서 늘 열등감을 느끼고 남편을 닥달하는 아내로부터 달아나는 시간의 상징 같은 것...
지금 같으면 누가 갈색 구두를 보고 눈길이나 주겠으랴마는... 지금으로 치면, 늙수그레한 평범해 보이는 노신사가 머리를 길게 묶었다 이런 정도의 파격일까? (솔직히 이런 거 요즘 파격도 아니지만)
매그레는 어김없이 이런 작은 단서로부터 파헤쳐서 죽은 이의 살았을 적 행적과 비밀로 붙이고 싶었을 사실들을 알아내고, 범인을 잡아낸다.
고전적인 추리소설은 거의 모든 사건의 해결이 범행 동기에서 시작하고 있다. 아마도 현대의 범죄수사도 그럴 것이다.
최근, 특별한 살인 동기 없이 해보고 싶어서 살인을 했다는 정유정이란 인물이 나타나서 사람들을 경악하게 한다.
이렇게 동기가 예측불가능한 (사실, 동기가 있다면 있는 것이다) 정유정의 또래 살인과 같은 사건을 매그레가 본다면 어떤 시각으로 인간 심리를 파헤치며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정유정은 매그레 형사 앞으로 사건을 가져가지도 못하고 택시기사에게 신고 당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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