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s&Dream

[독서후기]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마제스틱 호텔의 지하>

by 하이디필~굿 2023. 3. 28.
SMALL
 
매그레
조르주 심농의 인기 추리 소설 시리즈 「매그레 시리즈」제19권 『매그레』. 추리 소설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주인공 중 하나인 매그레 반장. 사건 이면에 숨은 진실과 인물들의 심리를 파헤치며 인간적으로 범인을 대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독자들을 열광시켰다. 타인의 처지를 공감하는 능력으로 사건의 본질을 파헤치는 기동 수사대 매그레 반장의 활약이 펼쳐진다.
저자
조르주 심농
출판
열린책들
출판일
2012.01.20

조르주 심농은 75편에 달하는 <매그레 형사 시리즈>를 저작해서 발간했다고 한다.  그의 왕성한 창작력과 추리력, 그리고 심농만의 고유한 특징으로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인간미를 볼 수 있는 매그레 시리즈, 그러나 국내에 번역된 것은 십여권에 불과한 것 같아서 안타깝다.

 

심농은 그의 매그레를 한 해에도 10여편씩 써낼 정도로 왕성하게 필력을 자랑했으나, 1934년부터 1942년까지 8년간의 공백기가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다른 필생의 저작을 위해서였던 것 같다.

 

그 공백기를 시작하기 직전에 마지막 발표한 작품이 형사의 이름을 타이틀로 한 <매그레> 작품이라는데, 솔직히 이 작품은 좀 실망했다고 할까?  어떤 생각지 못한 단서를 찾아내는 매그레가 아니라, 매그레의 심증을 당사자들에 대한 심리적 접근으로 자백을 받아낸 것 같은 그런 결말이 섭섭했다.  아마도 심농의 추리적 상상적이 고갈된 시점에 억지로 써내느라 이런 작품이 나왔을까? (죄송하지만, 하이디는 그렇게 생각해보았다)

 

어쩌면 이 작품 이후 매그레를 8년 동안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 (읽고 난 후에 안 사실이지만) 심농의 고민을 말해주나 싶을 정도였다.

 
마제스틱 호텔의 지하
조르주 심농의 『마제스틱 호텔의 지하』. 파리 샹젤리제 거리 근처에 있는 호화로운 특급 호텔, 마제스틱 호텔에서 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사망자는 미국인 억만장자 오즈월드 J. 클라크의 아내로, 어린 아들과 하인들을 데리고 이 호텔의 스위트룸에 묵고 있었다. 시체가 발견된 곳은 호텔 지하에 있는 탈의실 로커. 주방과 커피 준비실, 직원용 식당 등이 있는 지하는 150명의 직원이 분주하게 일하는 공간이었다. 숙박비가 하룻밤에 천 프랑이 넘는 스위트룸 손님이 내려올 만한 곳은 아니었다. 시체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커피 준비실 실장인 프로스페르 동주였는데, 그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그는 못생긴 얼굴 때문에 사람들에게 무시를 받지만, 어려운 처지에서도 선량하게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인다. 수사 판사는 클라크가 엄청난 부와 명성을 소유한 사람임을 강조하면서 매그레에게 그를 건드리지 말라고 지시하고, 동주가 범인일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주에게 호감을 느낀 매그레는 수사 판사의 지시와 마제스틱 호텔의 분위기 자체에 불편함을 느끼며 자기 방식대로 수사를 계속하는데…
저자
조르주 심농
출판
열린책들
출판일
2017.08.20

그 다음에 읽은 책은, 8년의 공백기 이후에 다시 컴백한 매그레 시리즈라는 <마제스틱 호텔의 지하>라는 작품이었는데, 이 책의 스토리는 저자인 심농이 8년 동안 굶주렸듯이 그의 붓을 움직여, 터져나오는 추리적 상상력을 폭발시켰구나 싶을 만큼 흥미로왔다.  눈치빠른 독자는 그 결말을 더 빨리 알아챘을 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딱 적당한 궁금증을 너무도 적당한 시기에 매그레의 눈과 증거들을 통해 드러나게 해주었다.  스마트한 스토리의 탄탄한 구성, 이래야 매그레지~!  

 

호텔 지하에서 일하는 호텔 직원들의 역할과 직무에서부터, 파리에서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지만 순수한 마음과 우정, 사랑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자기 이익을 위해서 가진 재주를 악용하다가 종내는 살인을 저지르고 만 용의자 ...

 

심농의 깊은 재능과 날카로운 시각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우연찮게 매그레의 8년 공백기를 시작하기 직전 작품과 공백기를 가진 후의 컴백 작품을 나란히 읽게 되었는데, 그 느낌이 아주 대조적이다.  만일 심농을 읽고 싶다면 전자보다 후자를 선택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권하고 싶다.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