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전에 다녀왔는데, 이제야 정리를 하게 된다. 3개월 동안 전시한다했는데, 정확한 날짜는 안써있었고, 3월말까지면 3개월의 전시가 마감되는 것 같다.
강형구 선생님은 잘 알지 못하였으나, 현대미술의 거장이라고 하니, 시대의 초상 전을 보고 가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위치는 논현동 소재 건설회관 1, 2층 로비.
두근두근... 건설회관의 로비가 입구부터 설렘을 주는 순간이다.
마릴린 먼로의 초상이 머리카락 하나하나까지 생명을 부여하듯 극사실주의로 표현되어 있다.
간디의 초상도 있다. 그 분의 눈동자가 평화를 말하고 있는 걸까?
가까이에서 보면 더 놀랄 만큼 섬세하다. 붓끝이 이렇게 세밀할 수 있는 걸까? (난 모르겠다)
로비에서 한쪽에 있는 막힌 공간에 (전시실이라고 하기에는 좀 삭막했으나) 살바도르 달리의 초상도 익살스럽게 우리를 맞이해 준다.
처칠의 초상과 강형구 작가 본인의 눈매가 ... 이럴 때 느껴지는 경외심 같은 거...
오드리 헵번의 젊은 시절, 탁월한 아름다움이 그녀의 옆모습에 여지없이 드러난다. 그녀의 옆모습은 헵번 자신도 본 적이 없을 터, 우리는 강형구 선생의 그림을 통해 더 면밀히 관찰할 수 있다.
헵번의 피부에 있는 작은 솜털까지도, 지나치면 극사실주의가 아닐 터.
이분은 소피아로렌이라는 여배우, 강렬한 개성이 눈부시다.
처칠 수상의 초상화에서는 처칠의 눈빛이 강렬했는데, 그분의 호랑이 눈썹 하나하나까지 정밀하게, 모든 것이 이 초상화의 이미지를 구성하고 있다.
삶이 농축되어 있는 얼굴을 보여주는 특정인의 겉모습을 그리되, 한 시대를 살아간 인물의 얼굴로 나타나는 우리 시대 우리의 얼굴을 표현함으로써, 결국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을 갖게 하는 전시이다. (이 설명에 나도 공감한다.)
강형구 선생의 작품은 팔기를 포기한 작업으로 고집스럽게 제작되었으나, 대기만성형 화가라고, 그분의 나이 50이 되어서야 홍콩경매를 비롯한 세상에서 가치가 인정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강형구 선생의 대형 초상화 (7미터 높이), 그 아래에서 존경을 표한다. 선생님의 자화상을 보면서, 다빈치의 자화상이 생각난다. 긴 수염과 부리부리한 눈매, 굳게 다문 입술에 담긴 강한 의지...
혹시라도 관람을 원하신다면 (보고 나면 하이디에게 "땡큐"할 것임), 반드시 건설회관에 문의해 보시라. (언제 전시가 마감될 지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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